1. 토플 시험 계기
지금 다니고 있는 MBA에서 Dual degree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선 토플점수가 100점이상 필요했다.
내년쯤 지원할 예정이라 휴학하는동안 미리 따놓자 싶어서 토플을 한번도 본 적도 없으면서 시험보기 한달 뒤로 접수를 했다.
접수금액은 220불, 환율 따지면 약 30만원 정도 되는 거금을 들이면서 겁도 없이 접수했다.
2. 기본기
해외 경험 전무해서 자유롭게 스피킹을 할 수 없는 정도고, 기본적인 의사소통만 겨우 가능한 정도. 영어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평소에 조금씩 영어 공부를 했으나,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큰 향상을 보진 못했다. 토익은 공부하지 않고 봤을 때 950점 나왔다.
3. 시험 공부 방법
학원다닐 시간은 되지 않았기때문에 독학을 하기로 하고 우선 해커스토플 기본 책(4권)을 모두 샀다. 책만 한달동안 다 풀어보면 되겠지 했는데 양이 너무너무 많아서 솔직히 엄두가 안났다. 그래도 하는데까지 해보자 하는 생각에 우선 시작했다.
<리딩>
챕터별 유형을 익히기 위한 연습 문제를 모두 풀었다.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단어는 따로 기재해서 지하철에서 틈틈히 외웠다. 무작정 단어집을 외우는것보단 리딩 문제에서 한번 봤던 문제들을 리뷰하는게 더 도움이 됐다. 단어가 쓰인 맥락과 함께 뜻을 상기하면 더 잘 외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바로 해석이 안되는 문장은 무조건 이해될때까지 계속 읽었다.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싶은 문장을 챗지피티에게 물어보면 거의 다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권을 스킴하고 나니 (총 문제의 2/3정도 푼듯) 길게 서술되어있는 영어 지문이 조금 더 쉽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절대적인 시간이 적었는지 문제푸는 시간은 줄어들지 못하고 실제 시험에서도 조금 모자라서 마지막 문제는 거의 찍었다.
<리스닝>
생소한 내용이 많은 렉쳐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렉쳐 부분만 잘하면 앞의 일상대화 부분은 저절로 따라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렉쳐문제 하나씩 풀고, 다시 복습을 할 때 안들리는 부분을 계속 반복적으로 들어보고, 그래도 이해가 안되면 스크립트를 보고 따라 읽었다. 리딩 공부처럼 모르는 단어도 모두 정리해두었다. (*사실 나중엔 단어 정리할 시간도 부족해서 답안지를 들고다니면서 답안지에 정리되어있는 단어만 외웠다) 그리고 가장 도움이 됐던건, 문제를 풀고 그자리에서 복습을 마치는게 아니라, 지하철이나 밖에 돌아다닐때 리스닝 오디오를 반복해서 들었다. 그렇게 계속 들으니 오히려 단어도 더 잘외워지고 좀 더 어려운 지문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스피킹>
점수가 낮아서 할 말은 없지만, 가장 막연했던 과목이어서 가장 방황많이했다. 혼자서 책을 보다가 도저히 안돼겠어서 해커스토익 인강을 수강했다. 이수련 선생님 강의를 수강했고, 선생님이 하라는 복습을 모두 수행했다. 따로 복습은 하지 않았다. 수업시간에서 하란 것만 하고 끝냈고 마지막에 모의고사 볼 때 다른과목과 한번 테스트해본 정도였다. 다만, 이수련선생님의 강의노트를 보며 독립형 문제는 계속 말을 해보려고 했다. 따로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문제를 보고 답변을 계속 말해보는 연습을 했다.
<라이팅>
제일 시간을 투자 못한 과목이다. 빠른 시간 내에 성적을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워낙 리스닝과 리딩에 집중하느라 시간을 제대로 빼지 못했다. 해커스 토플책 실전 연습문제만 20개 정도 풀어봤다. 해커스 토플에서 나와있는 템플릿을 모두 외웠고, 연습할 때 적용했다. 답안지를 작성하고 나서는 챗지피티에 복붙해서 채점해달라고 하고, 첨삭을 받았다. 챗지피티 정말...혁신이다. 예전같았으면 내가 쓴 문장이 맞는지 틀린지도 구별 못했을텐데, 라이팅은 지피티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그래서 오랜기간 투자하지 못했는데도 나름 선방했던 것 같다.
4. 시험당일 후기
시험당일은 유튜브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동영상을 봤더니 조금 덜 떨렸던 것 같다. 20대 초반의 아가들 사이에서 조금 민망하기도 했다.
시험은 잠실역 SITC에서 봤다. 스태프분들이 매우 친절해서 마음이 편해졌다. 사람도 많이 북적이지 않아서 쾌적한 환경에서 시험볼 수 있었다.
<리딩>
귀마개 끼고 헤드셋 끼고 문제를 풀었다. 내가 문제푸는동안 스피킹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리딩은 2 지문 중 1문제는 정말 어려웠다. 단어도 처움보는게 많았고 문장길이도 길어서 두세번 읽어도 이해안되는 문장이 많았다. 대신 답 자체는 해커스 토플에서 봤던 수준에 비해 더 명료했다. 2번째 지문은 해커스 토플에서 봤던 지문과 비슷한 주제여서 익숙해서 비교적 수월하게 풀었으나, 앞지문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써버린 바람에 마지막문제는 거의 찍었다..
<리스닝>
해커스토플보다 개인적으로 쉽고 느렸던 것 같다. 그래도 몇몇 부분은 잘 들리지 않아 놓쳤고 결국 점수가 조금 깎이긴 했으나, 생각했던 것 보단 잘나왔다.
<스피킹>
독립형은 혼돈의 카오스였다. 사실 문제가 뭐였는지도 제대로 파악 못해서 정말 횡설수설 아무말 했다. 그냥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정신을 가다듬고 통합형에 집중했다. 다행히 통합형은 연습하던 해커스토플보다 조금 더 말이 느리고 지문에 쉬워서 노트테이킹을 연습때보다 더 많이 할 수 있었고, 많이 더듬더듬 거리긴 했지만 어쨌든 시간 내에 최선을 다해 스피킹했다. 중간에 시간이 끊길까봐 오히려 문장을 짧게 끊었다. 핵심이라고 생각한 부분만 말하고 부연설명을 안한것도 꽤 있어서 걱정은 됐다. 토플시험이 처음이라 도저히 몇점이 나올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라이팅>
라이팅도 해커스토플로 연습할 때 비교해선 비교적 무난한 주제가 나왔다. 통합형에서도 노트테이킹 필요한 부분은 나름 했던 것 같고, 부족한 부분은 뇌피셜로 채웠다. 아마 이부분에서 점수가 좀 깎였을 수도 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했을수도 잇기 때문이다. 독립형은 딱 100자 채워서 아쉬웠다. 사실 할 말도 별로 없었고, 독립형은 연습을 거의 못해서 어떻게 문장을 구성해야하는지 사실 감도 잡히지 않아 그냥 아무말대잔치로 100자 채운 것 같다. 그래도 문장은 다 만들었끼에 25~26점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24점 나와서 생각보다 라이팅이 쉽지 않구나..깨달았다.
너무 시험을 타이트한 일정으로 잡아서 후회가 되었다. 아무리 한달이라지만 4영역을 초심자가 보기엔 절대적인 시간이 너무너무 부족했다. 처음 토플을 본다면 최소한 두달정도는 여유를 둬야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라이팅도 최소 인강이라도 들으면 좋았을 것 같다
5. 결과
시험을 끝내고 나니 리딩, 리스닝 점수가 나왔는데 이건 그대로 나왔다. 리딩은 정말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28점 나와서 의외였다.
시험본 날부터 발표날까지 정말 많이 긴장했다. 도저히 한번 더 시험을 볼 여력이 없는 상태여서 이걸 어떻게 다시 하지..하는 생각과 다시 시험보려면 또 30만원을 날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정말 많이 떨었던 것 같다. 발표 당일에 메일함에 들어가보니 시험성적이 나왔단 메일이 왔고, 홈페이지 확인해보니 아슬아슬하게 딱 100점을 넘겼다.
별거 아닌데 왜그렇게 기분이 좋은지ㅋㅋ첫 토플이 마지막 토플이 되었다.